퇴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검색한 것은 아니었다.
퇴사를 하려는 것은 정말 아니다.
내가 궁금한 질문들의 답이 궁금하지만, 누구에게 물어보기 어려운 것들을
유튜브에서는 말해줄 것 같아서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했고,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지금 내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것과는 좀 다른 일, 메인이 될 수 없는 보조적인 일을 하고 있다.
아니 그 마저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학원까지 나왔는데, 이런 일을 해야하나?'
'같이 대학원 나온 누구는 대기업에서 무슨 연구하고, 누구는 미국 유학 갔다던데, 누구는 강의한다던데, 나는 왜 이러고 있나?'
'이직을 하게 되면 이런 일이나 했던 나는 경력단절이 되는게 아닐까? 이제 더 이상 갈 만한 회사도 없는데...'
'이런 일이나 하면 나중에 퇴사하고 나서 아무 것도 못하고 멸종하는 갈라파고스가 되는게 아닐까?'
어찌보면 현재의 직업을 갖게 된 것은 나의 우유부단함과 욕구에 대한 불확실함 같은 것이 작용했기 때문에..
누구도 탓할 수 없는 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나의 태도를 바꾸고 더 나은 내가 되고 진짜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싶은 것이다.
소원을 빌어야 할 때는 늘 그렇게 빌었다. '더 나다운 내가 되게 해 달라고...'
나는 어쩌면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취업 준비 기간동안 마음이 너무 조급했고, 현실과 타협했고, 안주해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를 무척 후회하고 있다.
2014년 2월 대학원 졸업 후 2019년 5월 현재까지 5년의 시간이 지났고,
이제 나는 더이상 취업 준비를 하지 못할 것이고 특히 대기업 입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입으로는 용기가 나지 않고, 경력 지원이라기엔 대기업 업무들과 지금 일의 갭이 너무 크다.
나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주어진 선택의 기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기다리거나 준비하거나 노력하지 않았다. 그게 나의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그 자체보다도... 내가 열망한 것을 쉽게 포기하고 현실에 타협한 것.. 그리고 부모님 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서 내 주관대로 선택하지 못한 것... 그게 나의 실수였다.
그리고 지금 대기업 퇴사 유튜브를 보면서 위안을 삼고 있다.
스스로가 어찌보면 참 한심하지만, 대기업에 갔더라도 금방 퇴사했을 것이고, 지금 그렇게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위안이 필요했다..
이 역시도 타협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주 솔직하게 내가 원하는 것들을 적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적는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 본 퇴사 이유(대기업 또는 일반 기업)는,
1. 회사와 오너의 부속품이 되어 일하는 것이 싫어서
2.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서(+회사에 다니면 자기 시간이 없으므로 내 일을 할 수 없으니까)
3. 입사해서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었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한 퇴사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왔던 것을 행하기 위해서
4.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내가 자영업이나 프리랜서, 투자 등을 했을 때 더 많은 돈을 벌 자신이 있어서
5. 대인관계, 회식 등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싫어서
=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자기 주관대로 의지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라고 요약해볼 수 있다.
내가 본 유튜버들 대부분은 꽤나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자기 목표와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했고, 월급보다 많은 수익도 올리고 있다고 하니까.
(유튜버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나는 쉬운 길을 두고 돌아돌아 여기까지 오면서 나름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대로 눈치가 빨라서 생소한 것들도 이것저것 잘 배우고 활용했다.
또, 출판 분야의 주요 업무인 저술, 편집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에서 느꼈던 애매하고 광범위한 학문 범위가 또 내 발목을 잡았다. 또다시 그때의 고민과 과오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완전히 잘못되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한다.
나는 어릴 때 수학, 화학을 잘했는데, 문제 푸는 거 참 좋아했는데, 지금은 왜 디자인을 하고 있나?
나는 완전히 이과적인 성향을 타고 난 사람인데, 잘못된 판단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상력과 창의력과는 거리가 멀고 분석력, 공간지각력 등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성향을 살리고 있나?
공학적인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내가 감동을 느끼는 일.. 그게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좋을까? 내가 잘하는 내 성향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는게 좋을까?
생계수단으로서의 일.. 생업으로서의 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 일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꼬여버린 부분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생업으로서 일한다면 굳이 이 실타래를 풀지 않아도 근근히 먹고 살 수 있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후회하고 답답해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고생한 것 같다. 정말 고생 많았다.
하지만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온 길이라는 것이 더 명확해진다.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관이 약해서이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너무 잔 가지가 많아서 작은 바람에 잘 흔들린다.
돈, 가족, 지인들의 생각, 뭐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하고 계산해서 뛰어들지 못하는 것이다.
좋은 건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고 위험하니까..
이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나는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할 것이고 후회할거다.
인생의 1/3에 와서 그런 것을 좀 바로 잡고 싶어졌다. 지금이 아니면 정말로 늦을 것 같기 때문에...
선민 유튜버의 집 벽에 써 있는 문구가 와닿는다.
"늘 나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인생은 그냥 버티는 거고,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긴 거라고... 누군가 말했다. 생업으로서의 직업을 보는 것이고 현실적인 말이다.
싫어하는 일이라도 버텨보지도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의지박약, 우유부단, 선택장애라고.... 꼭 되새겨야 할 말이다.
하지만 삶을 살기 위해 일하는 거지 일하려고 일하는 것은 아니다. 일하려고 사는 것도 아니다.
나는 내 삶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다. 오로지 나를 위해... 의미 있는 이번 생을 위해.
결론..
대기업에 다니면 행복할까? 대기업에 다니면 오랫동안 일할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았고, 글을 쓰게 됐다.
답은 내릴 수 없지만, 나의 현 지점을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음에 생각해 볼 것..
1. 고생고생해서 공무원이 됐던 친구는 왜 호주로의 이민을 선택했을까?
2. 공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혹은 결혼 후 경력이 단절된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3. 나는 지금까지 어떤 분야에 도전했었고, 포기했었나? 그 일들은 나와 맞지 않는 것이었을까? 왜 그렇게 선택했나?
4. 지금 내가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나? 그걸 하기 위해서 나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해야 하나?
5. 자영업을 한다면? 프리랜서를 한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하고 싶나?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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