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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연애

지금생각 2019. 6. 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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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연애는 지속 중이지만, 이번 연애는 실패했다.

아니, 사랑에 실패한 것 같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우정만 남아있다.

처음의 나는 '사랑'을 하려고 했었나? 그건 아니었다. 그냥 연애였다.

내가 모르는 사람, 학교를 벗어나서 만나보고 싶었던 거니까.

그런데 나는 '학교'에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이번에도 그건 벗어나질 못했다.

 

아무튼 이번 연애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쩌면 사랑이 없어서다.

사랑이 없는 연애는 돈이 문제가 된다.

사랑이 식은 연애는 그때부터 돈이 보인다.

돈이 아쉬워서, 솔로면 안쓸 거 두 배로 쓰는게 아까워서 그 사람이 돈으로 보인다.

 

인터넷 어디선가 연애상담을 하는데, "가성비 좋은 상대"라는 말을 목격했다.

그때부터 그게 바로 내 지금 상황이 아닐까. 자꾸 그런 의심이 들었다.

그 사람은 나한테 돈 쓰는게 아까운 거 아닐까? 아까워진 거 아닐까?

그냥 적당히 가성비 좋은 상대니까.

저렴하게 만나서 나름 연애다운 연애를 하니까.

솔로보단 그래도 커플이 나을 테니까. 결혼을 해야할 테니까.

어쩌면 그래서가 아닐까 그런 의심이 들었다.

 

헤어질 결심은 어쩌면 순간에 드는 것 같다.

내가 바나나 우유를 양 손에 들고 나올 때, 혼자 바나나 우유를 마시며 걸어나오는 모습을 보는 그 순간.

선물하는 돈이 아까워서 준 쓰던 물건을 받아들었을 때 그 순간.

드러운 집구석에 초대해놓고선 혼자 쳐박혀 게임하던 모습을 본 순간.

나에 대한 고민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 수많았던 순간.

 

그러고보면 헤어질 때 한 번도 뒤돌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그 뒷모습을 계속 보는 동안에도..

집으로 돌아가서도 연락이 없다. 자기 전에도 연락이 한번 없다.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궁금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게 궁금하지 않냐고 했더니, 어련히 잘 갔겠지 보통 별일 없이 가는 것 아니냐고. 그런 것까지 확인해야 하냐고 하더라.

 

나는 이 연애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 인연을 평생토록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나의 판단이다.

사랑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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